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아래로
발달의 단물은 위로 뽑혀 올라가지만, 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찍혀 내려온다. 통계청 ‘2010년 연간 채용동향의 교육 정도별 실업 현황을 읽어보면, 지난해 고졸과 중졸 이하 학력의 실업률은 각각 한해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반면 대졸 실업률은 변동이 없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 실업률은 3.2%로 한해 전과 같았고 남성은 4.0%로 0.9%포인트 올랐다. 고졸 이하 학력 계층과 여성에게 실직 피해가 몰린 것이다. 36살 여성 한00씨(가명)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편의점 알바와 택배 배달 등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러다 25살 때 활동지원사 자격을 받았고 뇌병변과 정신장애를 지닌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일했다. 그러나 COVID-19가 들이닥치면서 ‘감염 위험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바로 이후 아르바이트와 공공근로 일자리 등을 구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직업훈련도 받았지만 여전히 실직 상황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솔직히 감이 안 잡혀요.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으니까요.” 작년 3월 31살 남성 김민영은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출산 전후로 틈틈이 공연 미술 프리랜서 기획자로 일해왔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지원했던 지역 미술관에 채용됐다는 소식이었다. 다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확산돼 어린이집에 휴원 명령이 내려지고 긴급돌봄체제로 바뀌었다. 무역 일을 하는 남편이 단기 출퇴근을 하는 탓에 세살 자식을 ‘독박 육아하던 김민영은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게 됐다. 눈물을 머금고 미술관 일을 그만뒀다. 몇달 잠시 뒤 후세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생겼고, 김민영은 다시 구직을 시작했다. 다만 할 수 있는 일은 방문청소나 요양보호사, 급식 노동 혹은 단발성 공연기획 같은 프리랜서 일자리였다. 얼마 전부터는 주 1~5회씩 고기 납품 공장에서 고기 자르기 아르바이트를 한다. “칼날이 엄청 날카롭거든요. 가족들이 ‘손가락 잘려나가면 어떡할 거냐고 해요. 그래도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7시간 근무하면 3만5천원 벌 수 있으니까요.” 작년 1~2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받지 않은 특수채용직(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를 표본으로 하는 3차 지원금 요청이 시행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채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관계자가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년 동안 일한 경력 동시에 물거품”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면서 수십년 일하던 정규직 일자리를 잃고 불진정 작업으로 내몰린 이들도 있다.